당구 기본지식
당구게임의 종류
당구게임은 크게 캐럼 (carom) 게임과 포켓(pocket) 게임으로 나눌 수 있다. 캐럼 게임이란 포켓이 없는 당구대에서, 포켓 게임이란 포켓이 뚫려 있는 당구대에서 플레이되는 형태이다. 이전에는 캐럼 빌리어드가 더 인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포켓 게임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 캐럼 게임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켓 게임의 일종으로서 영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누커 (snooker)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당구대 (테이블: table)
당구대 규격은 여러가지가 있다. 캐럼 당구대에는 소대, 중대, 대대의 세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한국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것은 중대이다. 중대는 가로 2540mm, 세로 1270mm이며, 국제 표준 캐럼 당구대인 대대는 가로 2844.8mm, 세로 1422.4mm이다.
포켓 당구대는 중대인 캐럼 당구대와 크기가 같다. 이전에는 대대캐럼 당구대와 같은 크기였고 포켓도 작았지만 득점이 좀더 쉽도록 현재의 규격으로 되었다. 스누커 당구대는 일반 포켓 당구대보다 가로 길이가 약 90센티 정도 길다.
테이블 바닥은 세장의 슬레이트(석판)로 되어 있고 그 위에 당구지(라사)가 덮여 있으며 틀이 장착되어 있다. 틀 안쪽에는 볼이 맞고서 리바운드되게 하기 위해 삼각형의 고무쿠션이 장착되어 있다.
당구대 바깥틀에는 긴 쿠션을 8등분한 지점과 짧은 쿠션을 4등분한 지점에 다이어몬드(포인트)라 불리는 마크가 붙어 있다. 테이블의 가로와 세로 비율은 정확히 2:1이기 때문에 어느 다이어몬드이든지 간격이 동일하다.
가정용 당구대는 당구재료 공급업소에서 쉽게 구입,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상당한 돈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한번 설치한 당구대는 평생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지간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당구대를 집안에 들여놓고 가족, 친척, 친구들과 함께 즐긴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큐대(cue)
일반적인 큐대의 길이는 137-147 센티이며 무게는 450-650 그램 사이이다. 개인용 큐대를 고를때 가장 중요한 점은 휘어져 있지 않은 큐대를 선택하는 것이다. 큐대를 들고다니다가 사람들을 찌르지 않도록 중간을 분리할 수 있는 큐대를 골라야 한다. 큐대는 재질에 따라 값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개인 큐대를 갖는다면 더 안정되게 볼을 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셧 기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플레이의 질은 큐대보다는 팁에 의해 좌우된다. 레이몽 쿨르망에게 빗자루로 만든 큐대를 갖다주고도 좋은 팁만 준다면 굉장한 셧을 한다.
일생동안 큐대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큐대를 끓는 물에 넣거나 차 트렁크 속에 두어서 얼리지 말자. 큐대를 몇 년 동안 벽에 기대어 두면 못쓴다. 재수없이 게임에 졌더라도 큐대를 바닥에 내리찍지 말자. 농으로라도 큐대를 무기로 상대방과 싸우지 말자. 볼을 제외한 어떤 것도 큐대로 찌르지 말자. 어린아이들이 큐대를 만지면 군밤을 먹여주자. 친척들, 이웃들, 애완용 동물들이 큐대를 못만지게 하자.
큐대가 더러워져 있거나 손에 땀이 묻어 있으면 큐대가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럴때는 분말 가루를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에 발라야 한다. 밀가루를 너무 많이 발라서 테이블 바닥을 하얗게 만들지 말자. 큐대가 빡빡해지면 젖은 헝겁으로 닦은 다음 완전히 말리고 손이 더러워져 있으면 깨끗이 씻는다. 손에서 계속 땀이 나면 마른 수건을 가까운 곳에 놓아두자. 필요하다면 스카치 브라이트로 큐대를 문질러 주자. 이것은 윤활유나 기타불순물을 큐대에서 제거시켜 주며 계속 사용한다고 해서 큐대가 이쑤시개처럼 가늘어지지는 않는다. 또는 샌드페이퍼를 사용할 수도 있다.
팁(tip)
팁은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볼에 닿았을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되어 있다. 보통 당구선수들은 유연한 팁보다는 단단한 팁을 더 좋아한다. 그렇지만 단단한 팁은 초크 가루가 잘 묻도록 가끔씩 거칠게 다듬어 주어야 한다. 팁의 모양과 윤곽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팁을 다듬는 데는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모양이 나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 팁 직경이 큐대 끝과 정확히 일치한다면 팁 수명이 길어지며 플레이를 더 잘할 수도 있다. 팁 가장자리가 조금이라도 튀어나오지 않아야 한다. 만약 튀어나와 있다면 큐대를 바닥에 거꾸로 세우고 누른 다음 튀어나온 부분을 칼로 다듬는다. 다음에 칼자국이 난 부분을 줄로 다듬어 준다. 팁 가장자리를 단단히 하고 광나게 하려면 먼저 팁을 물에 적신 다음 종이 성냥갑이나 가죽으로 큐대 끝을 감고 위아래로 신속하게 문질러 준다.
납작한 팁은 사용하지 말자. 이런 팁은 줄로 다듬어 준다. 팁을 새로 큐대에 부착하는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어렵지는 않다. 팁은 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팁을 새로 부착할 때는 칼과 샌드페이퍼로 큐대 끝에서 마른 아교풀과 기타 이물질을 없애주어야 한다. 선골의 납작한 부분은 평평해야 하므로 둥글게 다듬지 않아야 한다. 팁은 선골보다 약간 크거나 똑같은 것을 고른다. 선골과 팁에 얇게 강력 접착제를 바른다. 선골에 팁 중심을 맞추면서 제자리에 들어갈 때까지 엄지손가락으로 누른다. 다음에 팁이 바닥에 닿도록 큐대를 거꾸로 한 상태에서 모퉁이에 수직으로 세워놓는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팁의 튀어나온 부분을 다듬고 둥글게 윤곽을 낸다.
새로운 팁은 플레이하는 도중에 납작해져서 다시 다듬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또한 팁이 너무 단단해지고 광이 나서 초크가 잘 묻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줄로 거칠게 다듬어 주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볼(ball)
코끼리가 멸종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볼은 더 이상 상아로 만들지 않는다. 캐럼 게임용의 볼은 직경 61.5mm, 포켓 게임용은 57.1mm, 스누커 게임용은 52.4mm로 정해져 있다. 볼의 무게는 캐럼 게임용이 230 그램, 포켓 게임용이 170 그램 정도이다. 포켓 게임에서는 수구 하나와 1-15까지의 숫자가 표시된 적구를 사용한다. 1-7번까지는 단색볼, 8번볼은 검은색 볼, 9-15볼까지는 줄무늬가 그려진 볼이다. 볼마다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숫자는 보지않고 색깔만 보고도 몇번 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직경 65.5mm짜리 볼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만 있는 묘한 볼이다. 아마도 4구게임에서 득점이 좀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고안된 것으로 보이지만 볼이 커서 잘 구르지 않고 힘만 들어가는 수가 있다. 표준볼은 직경이 좀더 작아 득점 타게트는 줄어들지만 스핀이 잘 이루어지고 멀리 구르므로 게임하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특히 스리쿠션과 같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게임에 적합하다. 따라서 시급히 모든 볼을 표준 볼로 교체해 주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당구가 맨 처음으로 보급되던 시절에는 일본에서도 직경이 69mm나 되는 볼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 현재 61.5mm 볼만으로 운영해가고 있는 당구장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초크 (chalk)
초크를 바르면 팁과 수구 사이의 마찰력을 증대시킨다. 팁에 초크가 칠해져 있지 않으면 스핀을 정확히 줄 수 없다. 볼을 칠때마다 초크를 발라야 한다는 말은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초크를 바를 때는 초크 안에서 큐대를 돌려서 구멍을 내지 말고 좌우로 흔들어 주어야 한다. 초크를 바른 다음 초크가 완전히 묻었는지 검사하고 완전히 묻어있지 않으면 다시 솔질 방식으로 발라준다. 고의로 상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려면 그가 당구대를 한바퀴 빙돌아 집을 수 있게 초크를 놓는다. 만약 초크가 한개밖에 없다면 얼빠진척 하면서 초크를 호주머니 속에 넣어버린다. 상대가 초크를 바르지 않아 셧을 미스하도록 하는 술책이다.
플레이어들을 짜증나게 하는 습관의 하나는 초크를 거꾸로 놓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초크 가루가 라사와 플레이어의 손과 옷에 묻는다. 그러므로 항상 초크는 열린 부분이 위로 가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사에 경솔한 사람이라고 남들이 흉본다.
당구 에티켓에는 플레이를 막 끝낸 사람은 초크를 집어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 왜냐하면 이때는 상대가 초크를 집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모든 초크가 다 좋지는 않다. 좋은 초크는 단단하며 분말이 미세하다. 또한 좋은 초크는 거친 초크보다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자세(stance)
올바른 자세란 없다. 셧하기 위해 당구대 위로 몸을 구부릴 때 몸무게의 일부는 왼쪽 다리에, 일부는 오른쪽 다리에, 그리고 약간은 브리지하는 왼쪽손에 실린다. 몸무게가 실리는 비율은 다리, 팔, 머리의 배치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선수들은 양쪽 무릎을 곧게 펴고 다리를 넓게 벌리는 반면에 다리를 모으고 무릎을 구부리는 선수도 있다. 아마도 당신은 왼쪽 다리를 약간 구부려서 대부분의 몸무게가 앞쪽으로 실리도록 하면 가장 편안하게 셧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똑바로 서서 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상체를 아주 낮추어서 턱이 거의 큐대에 닿은 상태에서 하기도 한다. 송곳과 같은 예리한 셧을 해야 하는 스누커 선수들은 모두 후자의 자세를 택한다. 따라서 정교한 셧 일수록 상체를 더 구부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일단 자세가 고정되면 모든 셧에서 동일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왼팔은 일직선으로 뻗어야 한다.
그립(grip: 큐대 쥐는 법)
역시 올바른 그립이라는 것은 없다. 어떤 선수들은 야구 방망이를 쥐는 식으로 큐대를 엄지손가락과 다른 모든 손가락을 사용하여 단단히 거머쥐기도 하며 어떤 선수들은 엄지와 검지손가락만으로 쥐고서도 파워있는 셧을 한다. 좀 건방기가 있는 사람은 차숟가락을 쥐는 식으로 손가락 끝으로 슬며시 쥐기도 한다.
오른손의 위치는 샷에 따라 약간씩 달리해야 한다. 속도나 비틀기에 최대한의 정확도를 요구하는 부드러운 셧, 즉 ‘터치’나 ‘감각’이 중요한 셧에서는 오른손을 큐대 앞쪽으로 이동하여 잡을대의 앞쪽에, 그리고 중심점에서 몇인치쯤 뒤에 둔다. 최대한의 스피드를 요하는 셧에서는 오른손을 잡을대 뒤쪽에 위치시킨다. 대부분의 셧에서는 오른손이 중심점에서 6-8인치만큼 뒤에 오게 한다.
브리지(bridge)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형성된 홈에 큐대를 올려놓으면 (오픈브리지 또는 V 브리지) 큐대를 감싸쥐는 것보다 큐대를 더 잘 볼 수 있으며 비틀기 없이 약하게 칠때 적절한 브리지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스할 염려가 적고 스핀을 줄수 있는 최상의 브리지는 큐대를 감싸쥐는 것이다.
브리지를 올바로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언제까지나 초보자의 등급을 벗어나지 못한다. 어려운 위치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브리지는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왼손으로 셧할 수 있다면 미캐니컬 브리지(mechanical bridge: 기계식 브리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어려운 포지션에서 크게 유리하다. 기계식 브리지를 사용하면 예비큐질이 어렵게 되며 스피드와 비틀기를 정확히 조절하기가 힘들다.
타구(stroke)
몸을 구부리기 전에, 적구의 어느 지점을 치고 수구가 올바로 나가기 위해 비틀기와 스피드를 어떻게 줄것인지 결정한다. 몸을 구부린 후에 중대한 변경을 했다면 다시 몸을 일으켜 처음부터 시작한다.
조준선을 정한 다음 자세를 고정하고 단단하게 브리지한다. 머리는 큐대 바로 위에 둔다.
큐대가 얼마나 빨리 앞으로 나오는지 알 수 있도록 두번 정도 예비큐질을 한다. 스피드와 스핀이 올바로 결정되면 조준선을 염두에 두고서 몇번 더 예비큐질을 한다. 목표를 정확히 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마지막으로 예비큐질을 한두번 더한 후 일직선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그 다음에 눈은 똑바로 앞을 보며 손은 1-2초 동안 테이블 바닥에 그대로 둔다.
좋은 타구란 일부는 본능적으로 되며 일부는 가르침으로 된다. 당신이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우수한 선수들을 연구해 보자.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다음은 셧 할 때의 점검 리스트이다.
1. 몸을 구부리기 전에 셧을 결정한다.
2. 약하게 칠 때는 왼손을 수구 가까이에 놓고 큐대를 더 앞쪽으로 쥔다.
3. 큐팁을 수구에 가까이 대어 타격하는 정확한 지점에 맞춘다.
4. 브리지를 단단히 한다.
5. 수구가 커브를 이루거나 점프하게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항상(끌어치기라 할지라도) 큐대가 바닥과 최대한 수평되게 한다.
6.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부드럽게 예비큐질을 한다.
7. 적어도 세번의 예비큐질을 한다.
8. 예비큐질을 할때는 큐팁이 수구와 브리지한 손에 가까이 닿게 하면서 큐대를 앞뒤로 움직인다.
9. 최종적으로 조준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눈을 감고 쳐도 눈을 떴을 때와 별 차이가 없어야 한다.
10. 셧한 다음에는 큐대를 뒤로 당긴 길이 이상으로 앞으로 뻗어 준다.
11. 큐대 뻗어주기를 하는 동안 큐팁을 한쪽으로 벗어나지 않게 한다.
12. 정교한 셧일수록 몸을 더 구부린다.
13. 볼을 치는 순간에는 오른팔을 제외하고 신체 모든 부위의 동작을 멈춘다. 볼을 치고 나서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한다.
14. 타구후 큐대를 충분히 뻗는 일이 끝날때까지 테이블에서 손을 떼지 않으며 큐대가 손을 떠나지 않게 한다.
15. 볼이 사람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혼자 힘으로 득점에 이르는 길로 간다는 생각을 갖는다.
16. 친구에게 당신의 자세, 브리지, 타구, 큐대 뻗어주기 등을 평가해 주도록 한다.
17. 셧에 실패했을 때는 언짢게 생각하지 말고 테이블에서 물러난다.
18. 게임에 졌을 때는 자기가 잘못해서 진 것이 아니고 상대가 잘했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상대방을 칭찬해 주자.
정신자세
게임의 승패는 정신자세와 집중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면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항상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항상 당신이 최고선수라는 생각을 갖는다. 당신의 차례가 오면 머뭇거리지 말고 모든 상황을 당신이 컨트롤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초크나 큐대와 아주 친근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일단 셧을 구상한 다음에는 화끈하게 폭발적으로 볼을 친다. 항상 당신이 셧을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다.
정신상태를 제어하는 것은 볼을 제어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적수를 의식하지 말고 오직 볼만을 의식하면서 무아의 경지에서 고요하면서도 힘차게 셧한다.